▲ 사진=노연주 기자

사물인터뷰 -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 물건과 대화를 나눴다.

회사 회의실 책상에 모니터 하나가 뻘쭘한 표정으로 서있다. 다가가도 표정 변화 따위 없다. 에일리언웨어(ALIENWARE)? 그렇게 적혀 있더라. 구석구석을 둘러보니 몸체에 외계인 얼굴이 숨어있다. 무섭기보단 앙증맞다. 말을 걸어보려 하는데 갑자기 화면에 익숙한 장면을 띄운다. 내가 편애하는 게임 오버워치 메인화면! 취향 저격도 이런 저격이 없다. 뭔가에 홀린 것처럼 키보드와 마우스를 가져와 오버워치를 하기 시작한다. 업무시간인데 게임이라니. 오늘따라 적이 눈에 잘 들어온다. 발사, 그리고 정확히 명중! 또 처치. 사무실에서 게임을 해서 그런지 더 잘 되더라. 비록 날 지켜보고 있던 상사는 발견 못했지만. 게임을 한참 하고 있을 무렵 외계인 모니터가 옹알거렸다.

▲ 사진=노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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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에일리언웨어 – 안녕. 난 에일리언웨어 AW2518HF. AW2518H와 쌍둥이지. 그냥 에일리언웨어라고 불러줘. 게이밍 모니터야. 에일리언웨어는 델의 게이밍 브랜드지. 델 알지?

당연. 나 델 핸드폰 사용했던 사람이야. 델 스트릭이란 폰. 흐린 기억 속의 그대.

에일리언웨어 – 대박. 스트릭 형님 나도 실제로 본 적 없는데. 그런데 너 누가 허락 없이 게임하래?

네가 내 상사야?

에일리언웨어 – 그건 아니지만. 그런데 게임해본 소감이 어때? 혹시 오늘따라 유독 적이 잘 보이고 게임이 쉽지 않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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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독심술사세요?

에일리언웨어 – 다 이유가 있는 법. 주사율이라고 들어봤어?

응! 게이밍 모니터는 주사율 144Hz가 좋은 거라던데.

에일리언웨어 – 난 최대 240Hz야. 찬양해! 누가 아직도 144Hz 모니터 쓰니? 주사율 240Hz는 1초에 이미지를 240장 출력할 수 있단 뜻이지. 144장에 비해 영상이 부드럽겠지? 60Hz짜리 일반 모니터는 상대가 안 되고. 응답률은 1ms(1000분의 1초)로 엄청 빠르지. 내가 끊김 없는 한없이 부드러운 영상을 출력해내는 이유, 너가 적을 쉽게 찾아낸 배경!

내가 컨디션 좋았던 게 아니었구나.

에일리언웨어 – 만사엔 이유가 있는 법이지. 난 화면 밀림 현상(Tearing)도 억제할 줄 알아. 내 주사율과 PC 본체에 달린 그래픽카드가 출력하는 프레임이 어긋나면 그런 현상이 발생하거든. 난 AMD 그래픽 카드에 대응하는 프리싱크(FreeSync)를, AW518H는 엔비디아 지포스의 G-싱크를 지원해. FPS(1인칭 슈팅게임)처럼 화면이 빠르게 전환되는 게임을 할 때 진가를 발휘하지. 참고로 G-싱크나 프리싱크 기능을 활용하려면 너의 그래픽카드가 그걸 호환하는지부터 알아봐야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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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치명적인 지적을 해볼까? 너 화면이 좀 작은 것 같다? 우리 동네 PC방 모니터는 30인치 넘던데. 화면크기는 클수록 좋은 거 아니야? TV처럼!

에일리언웨어 – 솜방망이 지적인걸. 난 24.5인치야. 크다고 다 좋은 건 아니지. 내 생각엔 내 사이즈가 게이밍 용도로 적당할 것 같아. 게임 상황이 한눈에 들어오면서도 적당히 커서 온전하게 몰입할 수 있잖아.

24.5인치? 더 작아보이는데. 연예인 몸무게 속이는 것처럼 모니터는 화면 크기를 속이나?

에일리언웨어 – 아니야. 작아보이는 이유가 있지. 실제로 작거든. 베젤이 진짜 얇잖아! 휴대폰도 베젤 얇으면 화면크기에 비해 몸집이 작지. 베질 얇은 덕에 보기에도 좋고, 공간도 절약할 수 있지. 또 나 2대를 이어 게임할 때 몰입도 잘 될 거고.

아까부터 생각한 건데, 모니터 치고 목이 길구나.

에일리언웨어 – 당연히 높이는 조절할 수 있지. 기울기도 마음대로! 화면을 90도로 꺾어서 세로로 사용할 수도 있어. 세로 본능. 목이 긴 게 아니라 유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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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길어 보인다. 그런데 넌 왜 게이밍 모니터야? 주사율이 높아서? 디자인 때문에?

에일리언웨어 – 꼭 게임할 때 써야만 하는 건 아니야. 내 턱에 버튼을 눌러 옵션 메뉴에 들어가봐. 게이밍 중심으로 구성된 걸 볼 수 있을 거야. 예컨대 옵션에서 즐길 게임 장르를 고르면 맞춤 설정으로 바꿔준다거나.

오?

에일리언웨어 – 조명 효과 역시도! 조명이 게임 플레이와 연동돼. 더 몰입할 수 있겠지? ‘에일리언FX 라이팅’을 통해 조명 컬러나 효과를 마음껏 튜닝 가능하고. 너만의 조명을 만들어봐.

알았으니까 나 오버워치 더 하면 안 될까?

에일리언웨어 – 저 뒤에 너 상사가 지켜보고 있다.

▲ 사진=노연주 기자

#POINT 눈을 피해 에일리언웨어와 오버워치를 시작했다. 다시 부드럽게 적을 포착해 정확히 조준해 없애버렸다. 평소 실력 이상이다. 내 주캐릭터 파라의 시력이 좋아진 걸까. 어떤 게임 BJ가 이런 말을 했다. 좋은 모니터 써야 게임 잘할 수 있다고. 이제야 납득이 간다. 성능을 떠나 이 모니터, 잘빠진 물건이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뿌듯해지는. 잘생김이 뚝뚝 떨어진다. 가격은? 델 공식 홈페이지에서 40만원대에 할인판매 중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쌍둥이 AW2518H는 60만원대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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