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노연주 기자

#그남자의물건 - 그 남잔 어떤 물건을 사랑할까? 소니 엑스페리아XZ1 컴팩트 편

#반한다는 것 사람이 사람에 반할 때 종합분석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1000가지 진짜 모습 중에 단 하나만 보고도 반할 수 있다. 부분이 전체를 압도하는 일은 참 흔하다. 나머지 999가지를 확인하고 뒤늦게 감정이 식는 일도 흔하고.

물건도 마찬가지다. 지름신은 종합분석을 마친 후에 찾아오지 않는다. 우린 대개 일부분에 꽂힌다. 헤드라이트 형상이 마음에 들어 막연히 그 자동차에 빠지는 식이다. 잔고장이 많고 승차감이 최악이란 사실은 꼭 뒤늦게 깨닫는다.

▲ 사진=노연주 기자

#킬링포인트 그 남자가 신상 폰 하나에 반했다. 정확히 말하면 폰 기능 하나에 반했다. 소니 엑스페리아XZ1 컴팩트의 초당 960프레임 슈퍼 슬로우 모션 비디오 촬영 기능이다. 그 기능에 홀려 남자는 지갑을 열었다.

말 그대로 슬로우 모션 촬영 기능이다. 이렇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아이폰에도 있는 기능 아닌가.’ 맞다. 명색이 슈퍼 슬로우이니 다르긴 다르다. 같은 움직임도 더 느리게 기록해준다. 찰나를 초당 960프레임 슬로우 영상으로 담아주는 스펙이다.

그 남자는 처음 촬영물을 확인했을 때 눈앞에 펼쳐지는 마술이라도 보는 표정을 지었다. 엑스페리아XZ1 컴팩트에 담긴 주변 풍경은 흔한 일상 모습이 아닌 듯했다. 매크로렌즈를 카메라에 물려 접사 사진을 찍으면 피사체가 완전히 달라 보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권태감 누군가를 만나기 전에 그의 전부를 알긴 어렵다. 만남 이후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봤다고 해서 전부 파악할 수 있을까? 불가능에 가깝다. 패턴을 읽었다고 자만에 빠질 때쯤 상대방은 꼭 새로운 국면을 선물한다.

몰랐던 단점도 자꾸만 발견된다. 부분이 전체를 압도하지 못할 때 콩깍지는 벗겨지고 만다. 반했을 당시 감정은 종합분석 과정을 거치며 차게 식어가기 일쑤다. 물건도 마찬가지다. 권태감은 꼭 사람 대 사람 사이에서만 생겨나는 감정이 아니다.

#숨은 매력의 시간 시작과 끝이 매번 동일하지만은 않다. 알면 알수록 빠져드는 경우도 있지 않나. 초창기 느낀 매력 크기가 알고 봤더니 빙산의 일각이었다면? 단점이 아니라 새로운 매력이 끊임없이 발견된다면?

그 남자가 엑스페리아XZ1 컴팩트에 느끼는 마음이 그렇다. 슈퍼 슬로우 모션 영상 촬영에 약간 질릴 무렵이다. 이 폰은 그 남자 마음이 떠나지 않도록 숨은 매력을 하나둘 꺼내놓기 시작했다. 그가 만족할 수 있도록.

▲ 사진=노연주 기자

#두껍지만 괜찮아 일단 겉모습. 흔치 않은 트와이라잇 핑크 컬러다. 그 남자의 알량한 남성성에 비춰 봐도 거부감을 주지 않은 어두운 복숭아 톤. 첫인상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두껍고 베젤은 드넓고, 딱 구형 폰 느낌인데.’

사용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이름처럼 적당한 크기 덕에 한손 조작에 유리했다. 9.3mm 두께는 손에 착 감기는 그립감을 선사했다. 4.6인치 디스플레이가 HD급 화질이란 점은 조금 아쉽지만.

▲ 사진=노연주 기자

#다재다능폰 소니답게 오디오와 카메라 기능은 기초가 탄탄하다. 엑스페리아XZ 프리미엄에 탑재된 2.3분의 1인치 1900만 화소 메모리 적층형 엑스모어 RS CMOS 이미지센서와 25mm 광각 F2.0 조리개 렌즈의 궁합이란. 5축 손 떨림 보정 기능도 들어갔다.

3D 크리에이터 기능도 신기하다. 촬영 대상을 3D로 스캐닝 해주는 기능이다. 3D 에디터를 이용해 스캔 데이터 기반으로 나만의 아바타를 생성할 수도 있고. 오디오도 든든하다. 스테레오 스피커 2개가 그 남자의 막귀를 마구 때린다. 음원을 고해상도 오디오(HRA) 품질로 끌어올리는 소니만의 DSEE HX 기술도 지원한다.

배터리도 쉽게 방전되지 않는다. 사용자 이용 패턴을 학습해 적당한 배터리 사용 환경을 제공하는 스마트 스태미너 기능이 실린 덕분이다. 배터리 케어(Battery Care)와 큐노보(Qnovo)의 적응 제어 충전 방식 기술(Adaptive Charging)도 적용됐고. IP65/IP68 등급 방수 기능도 지원한다.

▲ XZ1 컴팩트로 찍은 무보정 사진. 사진=조재성 기자
▲ XZ1 컴팩트로 찍은 무보정 사진. 사진=조재성 기자
▲ XZ1 컴팩트로 찍은 무보정 사진. 사진=조재성 기자

#가성비의 발견 어느덧 그 남잔 첫 느낌보단 철두철미한 손익계산 단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그렇다고 엑스페리아XZ1 컴팩트에 회의감을 품게 된 건 아니다. “두뇌 역할을 하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갤노트8과 동일한 스냅드래곤835입니다. 운영체제(OS)는 안드로이드 8.0(Oreo)이고요. 요즘 프리미엄 폰에 견줘도 딱히 부족함이 없어요.”

그 남잔 그 다음에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비)를 논하더라. 이 정도 사양과 감성에 60만원대라면 가성비가 충분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어쨌든 그 남자와 엑스페리아XZ1 컴팩트의 관계는 아직 문제 없는 듯하다. 관계 지속 여부를 논하기에 둘은 너무 짧은 시간을 만났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