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재성 기자

#사물인터뷰 –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 사물과 대화를 나눴다. MS 클래식 인텔리 편

심플하게 생긴 마우스 하나가 사무실을 찾아왔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생김새다. 하긴 마우스가 다 거기서 거기일 테니. 검정과 쥐색 조합이 군더더기가 없다. 약간은 클래식한 감성도 담고 있다. 이 마우스를 손에 쥐어보려 하는데 갑자기.

▲ 사진=조재성 기자

클래식 인텔리(클) – 왜 허락 없이 손을 대지?

플 – 나는 단지.

클 – 장난이야. 내 이름은 클래식 인텔리 마우스. 마이크로소프트 출신이지. 단종된 베스트셀러 ‘인텔리 마우스 익스플로러 3.0’의 복각판이야. 게이머들이 ‘익스’라고 부르는 마우스 말이야. 알지?

플 – 모르겠는데.

클 – 익스는 2006년이 출시된 마우스야. 2012년 판매 중단될 때까지 인기가 식을 줄 몰랐지. 특유의 그립감과 감성으로 전 세계 게이머를 사로잡았던! 지금도 많은 게이머가 그리워하는 제품이지.

▲ 사진=조재성 기자

플 – 그럼 넌 환생한 익스?

클 –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완전 똑같지는 않아. 더 강력해진 모습으로 돌아왔거든. 일단 무게가 100g으로 더 가벼워졌어. 오랜 시간 사용해도 손목에 무리를 주는 법이 없지. 그리고 내 엉덩이를 봐.

플 – 엉덩이?

클 – 뒷부분 말이야. 엉덩이 라인을 따라 화이트 LED 조명이 빛나고 있는 모습 보이지? 디자인 포인트야. 기존 익스도 감성이 충만한데, 난 더 심각한 감성파라는 사실. 이건 감성이 아니라 갬성이야.

▲ 사진=조재성 기자

플 – 갬성? 성능은?

클 – 성능도 좋아졌지. 보고율 초당 1000회이며, 커서 정밀도는 800~3200DPI로 설정 가능해. 미세하고 신속한 조작이 가능하지. 물론 요즘 나오는 하이엔드 게이밍 마우스를 능가할 수준은 아니지만, 내 스스로가 부족함 없는 적정 스펙이라 생각해.

플 – 또 다른 부분은 없고?

클 – 블루트랙 테크놀로지가 새로 적용됐다는 점? 이 기술 덕분에 투명 유리를 제외한 거의 모든 표면에서 날 사용할 수 있어.

플 – 거친 표면에서도 가능해?

클 – 웬만하면 다 가능하지. 버튼은 총 5개야. 3가지 버튼은 유저가 원하는 기능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지. 게임에서 매크로 버튼으로 활용하면 딱이야.

▲ 사진=조재성 기자

플 – 그런데 넌 게이밍 마우스야?

클 – 꼭 게임만 해야 할 이유는 없지. 디자인을 봐! 너희 사무실에도 조용히 스며들고 있잖아. 사무용으로도 손색없지. 낮엔 업무를, 밤엔 게임을. 이중생활이 가능해.

플 – 가격은? 게이밍 마우스는 비싸지 않나?

클 – 4만원대야. 20만원에 가까운 게이밍 마우스도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합리적이지 않니? 게다가 마이크로소프트가 1년 품질 보증을 해준다고! 나랑 같이 게임 한판 하지 않을래?

▲ 사진=조재성 기자

#POINT 환생한 익스와 함께 오버워치와 배틀그라운드를 플레이했다. 역시 그립감이 명불허전이다. 기존 익스의 감성을 그대로 머금고 있다. 엉덩이 화이트 조명은 디자인 킬링포인트. 성능 부분에서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진 못한 듯하다. 정밀도가 3200DPI라는 점은 차치하고, 최소 수치가 800DPI로 설정 범위가 상당히 좁은 편이다. 다만 세세한 스펙에 예민하지 않고 감성과 심플함을 우선시하는 유저라면 클래식 인텔리와 제법 잘 어울릴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