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성은 기자]식물에 들어있는 ‘안토시아닌’은 식물과 꽃의 어두운 색상과 연관된 성분인데, 우리는 암 예방과 시력개선, 혈당조절 등의 효과가 있는 물질로 알고 있다. 안토시아닌 성분은 주로 보랏빛이 나는 채소와 과일에 많은 편인데, 특히 블루베리와 체리, 자두, 자색고구마 등을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작물로 꼽을 수 있다.

▲ 전남 해남에서 재배되는 자색고구마 ‘단자미’ 품종. 출처=해남고구마연구회

이 중 자색고구마는 국내에서도 다양한 품종이 개발돼 농가에 보급 중인 가운데,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자색고구마 품종 ‘단자미’에서 혈당저하 효과가 있는 시아니딘 계열의 안토시아닌 배당체 No.9 성분이 풍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농촌진흥청이 단자미를 비롯한 국산 6개 품종을 대상으로 동물실험을 적용한 결과 입증된 것이다.

농진청은 신자미·단자미 등 자색고구마 6종을 대상으로 안토시아닌 성분을 추출해 동물실험을 진행했는데, 15종의 안토시아닌 성분들 중 혈당저하 효과를 갖는 성분은 시아니딘 계열의 안토시아닌 배당체 No.9인 것으로 확인됐다.

안토시아닌 배당체 No.9은 자색고구마에 들어있는 15종의 안토시아닌 중에 항산화 활성이 가장 뛰어나다. 농진청은 14주간 고지방식이로 혈당이 평균 264.1㎎/dL까지 높아진 쥐에게 안토시아닌 배당체 No.9을 체중 1kg당 80㎎을 투여했더니 1시간 후 혈당이 약 18% 낮아진 217.4㎎/dL으로 기록됐다. 이는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하는 메트포민(Metformin)이 동일한 농도에서 202.4 mg/dL로 약 23% 감소한 것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농진청에 개발한 자색고구마 6종의 100g당 총 안토시아닌 함량을 비교했더니, 안토시아닌 함량이 가장 높은 품종은 신자미가 1459.0㎎으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혈당저하 효과가 있는 안토시아닌 배당체 No.9 함량은 단자미가 208.9㎎으로 신자미(63.1㎎)보다 세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저널인 ‘Food Chemistry(식품화학)’ 272호에 게재됐다.

관련 연구를 담당한 장환희 농진청 기능성식품과 연구사는 “약 4년간의 연구기간에 걸쳐 국산 자색고구마에 혈당저하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단자미 품종을 비롯한 국산 자색고구마 생산면적은 약 116헥타르(ha) 정도로, 단자미의 경우 현재 경기도 포천과 전라남도 해남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다. 온라인마켓을 통해 구매가 가능한 품종”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농진청은 단자미 등 국산 자색고구마 품종을 활용해 안토시아닌 배당체 No.9 성분을 증진시키는 기능성 소재화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