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해외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업체들이 한국에서 인기 많은 제품이나 기술을 해외로 수출하는 ‘역수출’ 사례가 늘고 있다. 식음료, IT기술 등 내수시장을 겨냥해 제품들이 이제는 내수를 넘어 수출 효자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버거 브랜드 ‘버거킹’ 한국지사가 자체 개발한 메뉴가 최근 잇따라 히트 상품 반열에 오르면서 글로벌 본사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몬스터 시리즈(몬스터 와퍼, 몬스터 와퍼 주니어)는 매월 100만개씩 파내되고 있다. 지난 2016년 선보인 통새우와퍼는 출시 당시 일시 품절이 되는가 하면 최단 기간 200만개 판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한국 버거킹 자체 메뉴의 대표적 성공 사례는 ‘콰트로치즈와퍼’다. 지난 2013년 출시돼 지금까지 국내에서만 3500만개 넘게 팔린 제품이다. 미국을 포함해 일본, 인도네시아, 필리핀, 영국, 뉴질랜드, 스웨덴 등 7개국에 역수출되는 성과도 냈다.

한국 버거킹의 자체 메뉴는 미국 본사에 레시피를 제출해 출시 승인을 받는다. 레시피 승인을 받아 국내 시장에 한정 출시된 콰트로치즈와퍼는 인기에 힘입어 정식 메뉴로 채택됐다. 콰트로치즈와퍼의 국내 성과는 버거킹 글로벌 컨퍼런스 등에서 성공 사례로 발표되면서 해외로 뻗어나갔다.

▲ 한국 버거킹 자체 메뉴의 대표적 성공 사례는 ‘콰트로치즈와퍼’다. 미국을 포함해 일본, 인도네시아, 필리핀, 영국, 뉴질랜드, 스웨덴 등 7개국에 역수출되는 성과도 냈다. 출처= 버거킹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한국법인도 자체개발한 인기 메뉴를 글로벌 본사로 전파했다. 그 주인공은 프리미엄 스테이크 시리즈인 ‘토마호크 스테이크’와 ‘블랙 라벨 스테이크’다. 국내 아웃백에서 매출이 45%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 메뉴로 자리매김했을 뿐 아니라 미국 본사와 홍콩으로도 역수출됐다.

지난 2017년 출시한 토마호크 스테이크는 출시 당시 단기간 누적 판매 30만개를 돌파해 목표 대비 250%의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한국법인도 자체개발한 인기 메뉴를 글로벌 본사로 전파했다. 출처=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한국 피자헛도 일찌감치 역수출 사례를 써내며 글로벌 무대에서 영향력을 과시했다. 한국피자헛의 ‘찰도우’와 ‘리치골드’, ‘치즈 크러스트 골드’, ‘불고기 피자’, ‘불갈비 피자’는 한국 피자헛의 4대 역수출 제품으로 꼽을 수 있다.

▲ 한국피자헛의 ‘찰도우’와 ‘리치골드’, ‘치즈 크러스트 골드’, ‘불고기 피자’, ‘불갈비 피자’는 한국 피자헛의 4대 역수출 제품으로 꼽을 수 있다. 출처= 피자헛

국내에서 던힐 보그 등으로 잘 알려진 ‘BAT(브리티쉬 아메리카 타바코) 코리아’는 지난 2005년 담배 수출 이래 지난해까지 누적 수출액 4000만달러(약 448억원)를 돌파했다. 2017년에는 1000만달러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현재 던힐과 보그 등 주력 제품을 일본, 홍콩, 싱가폴, 호주, 필리핀 등 아시아와 우루과이 등 남미지역 15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국내 베이커리 시장에 새로운 장을 연 SPC그룹 역시 아이스크림과 케익 등을 역수출하고 있다.

SPC는 지난해 6월 두바이 수출을 위해 아이스크림을 선적했다. 샘플 형태의 수출이지만 파트너사의 반응은 상당히 호의적이라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SPC는 지난해 9월 미국에 아이스크림 케익을 수출하는 쾌거를 일궜다. SPC의 아이스크림 케익은 자체 상표인 ‘파리바게트’의 케익 데코레이션 기술을 서양의 아이스크림에 접목시킨 독특한 상품이다.

올해로 출시 51주년을 맞은 프링글스는 끊임없이 출시되는 수많은 맛으로 많은 이들의 다양한 입맛을 만족시키고 있다. 베스트셀러인 오리지날 맛은 1968년 탄생했다. 사워크림앤어니언과 치즈맛은 1983년 탄생해 35년이 넘는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다.

▲ 한국 프링글스가 국내 2030세대 여성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게 지난 2016년 3월 한국 단독으로 선보인 ‘버터카라멜’ 맛은 출시 3개월 만에 100만 캔 이상을 판매하는 등 인기를 끌었고 대만으로 역수출되는 기록을 세웠다. 출처= 프링글스

현재 프링글스는 세계 각국의 시장 트렌드에 맞춰 지속적으로 새로운 맛의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멕시코의 매운 고추맛을 담아 역대 프링글스 제품 중 가장 매콤한 맛을 자랑하는 ‘프링글스 할라피뇨’와 태국의 대표 전통요리 똠얌꿍의 맛을 살린 ‘프링글스 똠얌꿍’, 피즈버거의 풍부한 맛과 향을 담은 ‘프링글스 치즈버거’가 새롭게 출시돼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프링글스가 국내 2030세대 여성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게 지난 2016년 3월 한국 단독으로 선보인 ‘버터카라멜’ 맛은 출시 3개월 만에 100만 캔 이상을 판매하는 등 인기를 끌었고 대만으로 역수출되기도 했다.

프링글스 버터카라멜은 30번 이상 맛의 조합 테스트를 거쳐 국내 2030세대 여성 소비자들 취향에 맞는 절묘한 맛의 황금 비율을 찾아내 전세계에서 한국에만 단독으로 선보인 제품이다.

프링글스 관계자는 “프링글스는 50년이 넘는 오랜 기간 동안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온 대표적인 감자칩 브랜드로서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맛과 틀에 박히지 않은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면서 “트렌드에 민감한 국내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소비자 입맛에 맞춘 제품을 꾸주히 개발해 프링글스만의 즐거운 가치를 넓혀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 소비자 입맛이 점점 까다로워지면서 국내에서 성공한 메뉴를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한국에서 인기를 끈 메뉴가 글로벌 무대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이 자리 잡아 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사이렌오더는 지난 2015년 5월 스타벅스코리아에서 처음 도입됐다. 전 세계 매장 중 한국에서 처음으로 보인 것이다. 출처=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인구수 대비 매출 세계 1위, 단위면적당 점포 수 세계 1위, 국내 커피 전문점 첫 매출 1조원 돌파. 이는 올해로 한국 진출 19년을 맞은 스타벅스코리아가 세운 기록들이다. 스타벅스는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해외 업체로 한국 스타벅스는 수많은 해외지사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러나 우수한 최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스타벅스 본사에 기술을 역수출하는 기록가지 세워 가장 주목받는 지사이기도 하다. 미국 본사도 놀라게 한 한국 스타벅스만의 최첨단 기술은 두 가지다. 사이렌오더와 드라이브스루 화상&전자카드와 차량번호 연동이다.

사이렌오더는 지난 2015년 5월 스타벅스코리아에서 처음 도입됐다. 전 세계 매장 중 한국에서 처음으로 보인 것이다.

사이렌오더는 매장을 방문하기 전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미리 음료를 주문하고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출근시간, 점심시간 등 혼잡한 시간대에 매장을 방문하기 전 미리 주문해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니즈에 정확히 맞아 ᄄᅠᆯ어졌다. 하루 평균 약 50만명이 방문하는 스타벅스에서 일평균 사이렌 오더 이용 건수는 현재 약 7만건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2015년 이를 눈여겨본 미국 본사에게 사이렌 오더를 역수출해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영국, 홍콩 등에 도입하면서 우리 기술의 우수성을 증명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디지털기획팀은 사이렌오더를 개발하는 데만 3년이 걸렸다. 김건일 디지털기획팀장은 “사이렌오더는 단순하게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만 개발한 것이 아니라 앱과 사업 운영, 결제 정산 시스템과의 안정적인 연동과 함께 고객과 파트너의 편의도 중요하게 고려했다”면서 “한국이 최초로 사이렌오더를 선보인 이유는 IT 인프라 구축이 잘돼 있고 소비자들의 디지털 경험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올해 4월 다시 한 번 사이렌오더를 업그레이드해 업계 주목을 받았다. 삼성전자의 음성인식 지능형 어시스턴트 프로그램 ‘빅스비’와 연동해 음성으로 커피 주문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를 적용해 주문과 결제까지 음성으로 가능한 서비스를 처음 선보였다. 이에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SK텔레콤 ‘T맵X누구’에서도 사이렌 오더로 음성 주문이 가능하도록 했다.

사이렌오더는 오전 8시에서 9시 사이 26%, 오후 12시에서 1시사이 14$로 출근길과 점심시간에 높은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 미국 사이렌오더도 주문양 전체 거래 건수의 10%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드라이브스루는 운전자들이 차에서 내리지 않고 매장에 주문한 뒤 음식을 받아가는 서비스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드라이브스루 매장에서 화장주문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전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42인치 대형스크린으로 고객과 직원이 마주 보며 주문할 수 있고 음성만 지원될 때보다 더 원활한 소통이 가능해졌다.

더불어 지난 6월에는 더 빠른 결제를 돕기 위해 자동차 번호와 전자카드를 연결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다. 드라이스루 매장으로 들어갈 때 번호판을 자동으로 인식해 등록된 전자카드로 결제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메뉴를 주문하면 따로 현금이나 카드를 건네주지 않아도 결제가 되고 주문한 메뉴만 받아서 가면 되기 때문에 훨씬 간편하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