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질문]

“예전에는 TV 뉴스로 부정 보도가 나가면 여러 파장이 즉시 전해지고, 기관이나 단체에서도 사후 압력이 들어오고는 했습니다. 위력이 대단했지요. 근데 최근 모 TV 방송에서 저희 회사를 부정 보도했는데 사후 파장이 아주 미미합니다. 이게 왜 그런 걸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구체적으로 해당 부정 보도를 보고 말씀드려야 할 사안 같습니다. 하지만, 저희도 최근 여러 클라이언트로부터 비슷한 의견과 궁금증을 접하고 있습니다. 공통 의견들은 TV 뉴스 보도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말씀처럼 예전 같은 사후 파장이나 위해성이 감소되고 있다는 평이 많습니다.

그 원인을 몇가지로 정리해 보면, 일단 TV 시청률이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이 작아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봅니다. 더구나 TV뉴스 시청률은 예전과 비교해 천치 차이가 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일부 방송사에서 자사 주요 뉴스를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는 작업도 하고 있지만, 본방 시청률이 하늘을 찌르던 예전과는 달라졌습니다.

두번째 요인으로 거론되는 것이, 이미 기업 부정 이슈는 온라인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노출되고 확산되는 경로로 굳어진 지 오래 라는 사실입니다. 최근 유투브나 페이스북 같은 채널을 빼고는 기업 이슈나 위기관리를 진행할 수 없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중요하고 심도 있는 부정 보도를 초기 진행하던 권한을 이미 TV는 온라인에 빼앗겨 버렸습니다. 반대로 온라인 상 논란을 재보도 하는 형태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세번째 요인으로는 TV특성상 구체적 보도에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단 TV보도는 화면이 있어야 하고, 시간에 맞추어야 합니다. 사람을 여럿 만나 취재해야 하고, 실제 가시적 근거들이 제시되어야 하는데 이런 한계 때문에 부정 보도가 매번 매력적으로 제작되지는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에는 TV가 유일한 영상 보도 매체였기 때문에 어느 정도 독점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여럿 중 일부가 되어 버렸습니다. 자극적이고 무책임한 부정보도를 하는 유투브 같은 곳과 달리 기존 게이트키핑 프로세스가 발 목을 잡기도 합니다.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좁아진 것입니다.

부정 보도의 주제도 여러가지가 있지만, TV를 통해 예전 같은 위해성이 기업에게 전해지려면, 해당 주제는 ‘아주’ 자극적인 것이어야 할 것입니다. 아주 자극적인 주제이면서도 여러 공중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형태의 것이어야 해당 기업에게 예전 같은 위해성을 일부 끼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물론 그것이 최초 보도이고,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증거들이 다양하게 제시되는 형태이어야 하지요.

그렇지 못하고, 일부만 자극성을 띠거나, 그 주제가 여러 일반 공중에게 정확한 피해를 끼친다고 보이지 않거나, 최초 보도도 아니고,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증거 대신 편향적인 ‘카더라’ 풍의 보도로는 이제 더 이상 영향력을 키우기는 힘들게 되었습니다.

위기관리 관점에서 우려 되는 것은 TV 보도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에, 기업들이 스스로 위기관리 민감성이나 대응 전략에 힘을 빼는 상황입니다. 이슈나 위기가 사라진 것인 아니라, 이를 보도하는 매체 한 그룹의 유력성이 감소되고 있는 것 뿐이라 보아야 합니다. 자사 관련 한 이슈나 위기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핵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