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게임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PC방 혜택을 놓고 진퇴양난(進退兩難)에 처했습니다. PC방이 새로운 집단 감염지로 지목되면서 게임산업은 곤혹스러운 상황입니다. 고객을 PC방으로 불러들일 프로모션을 진행하자니 코로나19 확산을 부추긴다는 비난의 소리가, PC방 혜택을 철회하자니 폐업이 이어지는 PC방 업주들의 한숨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달 초 게임산업은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방역 및 소외계층을 위한 기부금을 내는 한편, 집단감염의 위험이 높아지는 PC방에서 혜택 제공을 지양하고 있습니다. PC방 특성상 청소년이 많은 만큼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한 셈입니다. 

하지만 전국 PC방을 대변하는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에서는 PC방 프리미엄 혜택을 복원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코로나19 방역과 PC방 업주의 생존권을 놓고 어느 하나 선택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인데도 게임산업 어느 누구도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합니다. 바로 게임산업에 대한 사회적 시선 때문입니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게임에 대한 낮은 시선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과거 바다이야기로 촉발된 '게임=노름'이라는 낡은 사고가 지배 중입니다. 현재 게임산업은 PC온라인, 모바일, 콘솔 등 크게 3가지 범주로 구분돼 있지만, 사회적 시선은 문제가 발생한 아케이드에 쏠려 있습니다.

▲ 게임에 환호하는 아이들. 출처=pixabay

콘텐츠 산업 내 게임산업의 비중을 보면 이러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없는 수준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국내 콘텐츠 산업 수출액(81억3000만 달러) 가운데, 게임산업 수출액은 45억5000만 달러로 과반을 넘어섭니다. 그 해 기준 음악(5억 달러), 방송(5억5000만 달러), 영화(4000만 달러) 등 다른 모든 콘텐츠 장르를 합쳐도 게임산업 수출액보다 적습니다. 그럼에도 게임산업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여전히 낮습니다. 

코로나19에 앞서 게임 과몰입에 대한 질병코드 부여에서도 사회적 시선을 느낄 수 있습니다. 대략적인 형태는 게임이 중독을 유발하는 매개체가 되며 의사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게이머는 약물(Drug) 중독자 취급을 받게 됩니다. 캐릭터 및 배경 원화를 그리거나, 코딩을 하는 게임산업 종사자들은 한 순간에 중독자를 양산하는 비(非) 도덕적인 사람이 되어 버립니다. 

질병코드 도입을 옹호하는 진영에서는 세계보건기구(WHO) ICD-11 개정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으며, KCD와 ICD를 맞춰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에서 WHO가 보여준 행동은 분별력이 떨어졌습니다. 균형을 갖춰야 할 공동기구인데도 불구하고 편향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전 세계에서 WHO를 권고를 무시하고 각각의 조치가 쏟아졌습니다. 이래도 ICD-11과 일치를 고집해야 할까요. 

코로나19 사태가 종결되면 질병코드 도입을 놓고 다시 논란이 일어날 전망입니다. 게임은 중독시키는 약물(durg)이 아닌, 스트레스 해소와 문화적 치유를 담은 물약(potion)에 가깝습니다. 낮은 사회적 시선은 고작 20여년에 불과한 게임산업의 역사를 낡은 관습으로 바라본 것입니다. 이러한 부분은 바로 잡아야 합니다.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시선을 높일 수 있도록 게임산업도 목소리를 높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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