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폭스바겐코리아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2011년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등장해 큰 호평을 받았던, 폭스바겐 엠블럼을 전면부에 부착한 미니버스가 새롭게 등장했다. 

주인공은 폭스바겐이 지난 1960년대 처음 출시한 타입원(T1) 미니버스다. 2013년 후속 모델 타입2가 단종됨에 따라 현재 시장에서 클래식카로 분류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전기차 모델로 부활해 눈길을 끈다. 전동형 T1 미니버스는 기존 내연기관 모델의 애칭인 ‘불리’에 전동형 차량을 의미하는 영어 알파벳 이(E)가 결합돼 이-불리(E-bully·이하 불리)로 불린다.

폭스바겐은 불리 개조작업을 위해 독일의 전기차 개조 전문업체 이클래식스(eClassics)와 손잡았다. 이클래식스는 앞서 작년 공개된 폭스바겐 비틀 전동형 모델을 제작하는데 협력한 업체다. 불리는 따로 양산되지 않고 기존 내연기관 모델 고객의 요청에 따라 개조 공정을 통해 완성된다.

▲ 폭스바겐이 지난달 24일 온라인 공개한 E-불리 컨셉트카. 출처= 폭스바겐코리아

이클래식스는 불리를 최저 6만4900유로(8716만원)에 개조한다. 불리의 주요 특징으로, 싱글 전기 모터를 장착해 89마력, 156 파운드-피트(약 21.6㎏f·m) 등 수준의 구동 성능을 발휘하는 점이 꼽힌다. 내연기관 모델의 43마력, 75파운드-피트(약 10.4㎏f·m)보다 강력하다. 불리는 또 최대 시속 80마일(약 시속 129㎞)의 속력을 발휘할 수 있다.

▲ 출처= 폭스바겐

불리는 45㎾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달고 1회 완전 충전한 뒤 최장 124마일(약 200㎞)까지 달릴 수 있다. 50㎾ 출력의 급속충전기를 이용할 경우 40분 만에 배터리 용량을 80%까지 채울 수 있다.

불리는 앞서 독일 소비자들 사이에 ‘국민 자동차’로 여겨질 뿐 아니라 미국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미국에서 불리를 주로 이용했던 히피족(族)들은 내연기관 모델인 T1에 불리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불리는 영단어로 ‘눈이 큰 송아지’를 칭하는 표현이다. 불리는 많은 미국 히피족들의 개별 취향에 맞춰 꾸며진 채 차도를 다녔다. 이에 따라 불리는 미국에서 ‘히피 밴’으로 불리기도 했다.

▲ 출처= 폭스바겐코리아

불리에 대한 미국인의 애정은 현지 매체의 시승기 내용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포브스는 불리 시승기에서 “기존 T1 미니버스에서 맡았던 연료 냄새가 그립지 않을 정도”라고 호평하기도 했다.

폭스바겐은 불리의 상품성을 고려해 이번 클래식카 부활 사업에 앞서 미래차 라인업에 관련 모델을 추가하기도 했다. 폭스바겐은 오는 2022년 전기차 브랜드 아이디(ID)의 라인업에 불리를 모티브로 한 전기 미니버스 ‘ID 버즈’를 출시할 예정이다.

▲ 출처= 폭스바겐

ID 버즈는 불리 모양에 자체 개발한 전기차 MEB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된다. 폭스바겐이 불리와 같은 모양의 ID 버즈를 별도 제품으로 출시하는 이유는 배터리 위치 등에 따른 구조적 차이 때문이다. 불리의 전기 배터리는 차량 후면부 아래 수납공간에 장착된다. 이에 비해 ID 버즈는 최근 출시된 여느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차량 적재공간 바닥의 아래에 설치된다. 차량의 무게 중심을 균형 있게 설정함으로써 운행 효율을 높이려는 취지다.

▲ 출처= 폭스바겐코리아

일각에서는 ID 버즈가 이 같은 구조를 갖춤에 따라 불리에 비해 적은 규모의 탑승·적재공간을 갖출 것으로 예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폭스바겐은 차량 제원을 늘리고 창문 크기를 늘려 개방감을 확장시킬 방침이다. 아담한 매력으로 전 세계 많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불리가 전기차 모델로 새로운 열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