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SK이노베이션이 국제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아 1분기 적자전환했다. 여기에 환율 강세에 따른 환차손 영향도 겹치며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6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매출 11조1630억원, 영업손실 1조775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12.6% 하락한 1조6144억원, 영업이익은 2조1033억원이 감소했다.

▲ SK이노베이션의 새로운 통합 서브 브랜드. 출처=SK이노베이션

코로나19로 인한 국제유가 하락이 직격탄을 날렸다는 평가다. 유가 급락으로 대규모 재고 관련 손실이 발생하는 한편 국내외 석유제품 수요가 부진하며 정제마진이 약세로 돌아선 장면이 눈길을 끈다. 실제로 유가 급락으로 인한 재고 관련 손실 규모는 9418억원에 이르고 역마진의 타격을 받은 석유사업에서만 1조6360억원의 적자가 났다.

환율 강세에 따른 환차손 영향 등으로 2720억원의 영업 외 손실까지 나는 등 업황 악화와 코로나19 영향, 국제유가 하락, 환차손 영향 등 무려 사각파도에 휘말린 셈이다.

세부적으로는 화학사업의 경우 제품 마진은 다소 개선됐으나 재고 손실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971억원 줄어들어 898억원 적자를 기록하는 등, 2015년 4분기 이후 최초로 적자를 냈다. 윤활유사업 영업이익도 원유 판매량 감소와 역마진 등의 영향을 받아 289억원에 간신히 안착하는 수준이다. 다만 석유개발사업 영업이익은 매출감소세가 뚜렷하지만 페루 88, 56 광구 운영 비용 및 미국 자산의 감가상각비가 내려가며 선방했다. 지난해 4분기 대비 41억원 늘어난 45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배터리 사업은 중국과 헝가리 생산 공장을 올해 상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하며 초기 가동비가 발생했으나 운영 효율화로 역시 선방, 영업손실폭이 75억 개선된 1049억원을 기록했다는 평가다. 소재사업은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 Lithium ion Battery Seperator) 판매가 늘어나며 270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원유 사업에서 당분간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제유가가 5일부터 다소 상승세를 타는 등 약간의 희망은 보인다는 반론도 있다. 여기에 최근 중국에서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바탕으로 배터리 사업을 키우는 한편 해외 거점이 본격적으로 살아나고, 그 외 악재가 다소 잠잠해지면 조심스럽게 밝은 미래를 타진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이사회를 열어 미국 조지아 주에 건설중인 1공장을 포함에 추가 2공장 건설까지 총 3조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공장은 11.7GWh 규모로 건설될 예정으로, 올해 7월 착공해 2023년부터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공격적인 배터리 사업 전개에 업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나아가 사업 체질을 개선해 코로나19를 유연하게 넘긴다면, 큰 위기는 극복할 수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