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코로나19 공포 확산

필요 이상의 공포는 늘 쓸데없는 혼란만 불러일으킨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가 지나치게 긴장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전 세계 치명률은 3.4%인 코로나19 위험성을 폄훼하려는 것이 아니다. 도를 넘어서는 두려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5월 12일 10시 현재, 세계확진자 4,217,920명, 사망자 287,235명. 한국 확진자 10,909명, 사망자 256명. 적지 않은 숫자의 확진자와 사망자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세계 경제가 시장 질서를 파괴할 만큼 비정상적인 상황에 빠진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런데 현재 돌아가는 세계 시장의 흐름은 그렇지 않다. 이것이 정말 이성적인 사람들이 내린 결정인가 하는 생각이 들 만큼 비정상적인 상황으로 진입해 들어가고 있다. 코로나19가 문제가 아니라, 코로나19 감염에 긴장하는 사람들이 문제인 것이다.

코로나19 변곡점이 예상되는 시점인데도, 세계 언론은 변종 바이러스에 의한 코로나 2차 팬데믹 보도를 쏟아내기에 정신이 없다. 세계는 물론, 각국 의료계 수장이란 사람들조차 ‘반드시’, ‘거의 틀림없이’, ‘99%의 확률’ 등으로 사람들을 자극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경제 위기 10년 주기설’을 쏟아놓던 경제 전문가들의 수작과 한 치의 차이도 없다. ‘일단 던져놓고,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이런 발언은 진위여부에 상관없이, 코로나19 사태로 상심한 환자와 가족, 의료인들 앞에서 할 말이 아니다.

 

세계 식량 가격지수 3개월째 하락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서, 기업과 공장이 문을 닫고, 학교와 종교 시설들까지 폐쇄된 상태가 이어진 지 3개월. 1분기 실적이 곤두박질치고, 세계 증시가 폭락한 상황이므로, 2분기는 물론, 2020년 경기 전체가 하방하리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런데도 시장 참여자들을 혼란하게 하는 잘못된 전망들이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입을 타고 전해지고 있어 문제이다. 시장을 극단적 공포로 몰아넣는 이런 전망들의 목적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시장의 혼란은 사회 질서 붕괴를 초래할 뿐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서, 세계 식량 가격이 3개월 연속 하락한 것도 그중 하나. 처음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자, 식량 문제 전문가들은 식량 가격 폭등을 전망했다. 사재기 열풍을 부추겼다. 생산과 유통 차질로 인해서, 가격 혼란이 생긴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결과는 웬걸. 실제 상황은 정반대로 나타났다. 수요 감소의 영향으로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2020년 4월 세계 식량 가격지수는 전월(171.3포인트) 대비 3.4% 하락한 165.5포인트. 2019년 1월 이후 최저치이다.

품목군별로 보면 곡물은 전월(164.3포인트)보다 0.2% 하락한 164.0포인트를 기록했다. 쌀 가격은 일부 국가의 임시 수출제한 및 물류 장애로 인해 3월 대비 7.2% 상승했고, 밀 가격도 2.5% 올랐다. 반면 옥수수 가격은 오히려 3개월 연속 하락 중이다.

 

미국의 쇠고기 생산 감소, 중국의 돼지고기 소비 감소

물론 최근 미국과 중국에서 육류 공급에 문제가 생긴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라고 말하기 힘들다. 정확해 말하면, 미국과 중국의 육류 산업 현장에서 발생한 구조적 문제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

미국의 경우, 육류 생산 공장들이 코로나19 감염 직원들로 인해 일시적으로 공장이 폐쇄되어 공급에 차질이 생긴 것일 뿐이다. 퍼듀대 농업경제학과 제이슨 러스크 소장은 “미국산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가공능력은 지난해보다 40%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육류 생산 공장들의 쇠고기 생산이 줄어든 것이 문제이지, 미국의 소가 갑자기 부족해져서 생산량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따라서 일시적으로 미국의 쇠고기 가격은 상승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원상회복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중국의 경우, 2019년 10월 초,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이후, 중국 국내 양돈 농가에서 사육하던 돼지가 살처분되었다. 그리고 이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소비자들의 돼지고기 소비가 순식간에 줄어들게 되었다.

이후 2020년 초반에 겨우 돼지고기 소비가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또다시 상황이 반전되었다. 외식이 줄어들고, 가정 내 식사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돼지고기 소비량이 감소한 것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의한 소비 감소였다.

미국과 중국뿐만이 아니다. 코로나19 여파가 강력한 유럽 국가에서도 식량 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외식이 줄어들고, 가정 내 식사가 증가한 까닭이다.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음식물 섭취량도 함께 감소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예상과 다른 결과였다.

 

예상된 공포는 더 이상 공포가 될 수 없다

1933년 3월 4일, 미국 32대 대통령 플랭클린 루즈벨트는 취임사에서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이다”라는 말을 했다. 이 말은 미국 국민은 물론, 이후 벌어진 제2차 세계대전에서 추축국에 대항하던 연합국 국민에게 큰 힘이 되었다.

루즈벨트 대통령의 말을 빗대어 오늘의 현실을 살펴보면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코로나19 전염병이 아니다.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이 연출하는 과장된 두려움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냉정히 말해서, 코로나19는 필요 이상으로 두려움이 배가되었다.

보건의료 전문가가 아니라도, 코로나19 2차 팬데믹은 예상할 수 있다. 경제 전문가가 아니라도,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찾아올 금융위기는 전망할 수 있다. 그런 상황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다. 그렇다면 보건의료 전문가, 경제 전문가는 무얼 해야 할까?

예측된 위기의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전문가는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해법을 제기하는 사람이다. 아파 보인다는 말은 아무나 할 수 있지만, 아파 보이는 사람을 병명을 밝혀내고, 치료법을 제공하는 것은 의사만 할 수 있는 일이다.

코로나19 2차 팬데믹은 ‘반드시’, ‘거의 틀림없이’, ‘99%의 확률’로 찾아올 모양이다. 코로나19 2차 팬데믹 상황에도 식량 위기는 없어야 한다. 그래야 회복이 빠르다.

그렇다면 농업 전문가들은 코로나19 2차 팬데믹이 발생하기 전에 뭘 해야 할까? 생산량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급조절을 하며, 가격 안정화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예상된 공포는 더 이상 공포가 될 수 없다. 전문가는 공포를 없애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