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로 꼼짝없이 하루종일 실내에서만 지내야하는 것이 답답한 탓에 저녁식사를 일찍 마치고 사람들이 뜸한 시간을 골라서 동네를 걷는 것으로 운동을 대체하고 있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지 다들 운동화를 신고 휴대폰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동네 주차장을 중심으로 걷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열심히 걷고 있는데 멀리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이어폰의 음악을 줄여보니 사람들의 왁자지껄한 소리와 기타 연주가 들리고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도 들린다.

무슨 일인가 싶어서 열심히 걸어가보니 야외식사공간을 개방한 레스토랑의 손님들이 라이브밴드의 음악에 맞춰서 노래를 부르는 소리였다.

넓직한 야외공간에 하얀색 천막으로 그늘을 만들고 천막을 따라 조명을 달아서 마치 성대한 잔치가 열린듯한 느낌이다.

사람들도 좌석에 앉아있는 것이 아니라 테이블이 떨어져있는 공간 사이사이에 서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느라 여념이 없었다.

20명은 족히 넘어보이는 이들중에 마스크를 쓴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이러니 경찰차가 와서 주인에게 주의를 주고 갔지만 경찰이 사라지자마자 사람들은 다시 떼창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 3달간 식당을 가보지 못했던 한을 푸는 듯 밤늦게까지 시끌벅적했다.

미국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중단했던 비즈니스를 재개하는 단계적인 경제 정상화에 돌입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최대 피해지역이던 뉴욕과 뉴저지도 최근들어 신규 확진자 숫자가 감소하면서 경제정상화에 참여했다.

뉴욕주는 주를 10개 지역으로 분류하고 지역별로 단계적 정상화(총 4단계)를 실시 중이다.

맨해튼이 속한 뉴욕시는 현재 정상화 1단계로 건설업종과 제조업종, 사냥과 낚시 등이 허용된다.

뉴욕시 바로 위쪽인 미드 허드슨과 롱아일랜드 지역은 2단계 경제 정상화에 들어가 레스토랑의 경우 실내 식사는 여전히 금지되지만 야외공간 식사는 허용된다.

뉴욕주 북부지역은 현재 3단계 정상화로 실내 식사를 포함한 모든 레스토랑이 영업을 재개했으며 이발소나 미용실, 네일샵 등의 비즈니스도 모두 영업이 가능하다.

뉴저지도 정상화 2단계로 돌입해서 레스토랑 야외공간에서의 식사와 상점을 방문해서 물건을 구입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단계적 정상화의 기본 요건은 반드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마스크를 써야한다는 것인데 많은 미국인들이 이를 지키지 않고 있어 문제가 됐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소셜미디어에서 레스토랑의 내부에서 식사를 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발견하고 직접 레스토랑에 전화를 걸어 따져묻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서 코로나가 재확산되면 다시 셧다운에 들어가야한다며 호소했지만 미국인들은 도통 따르지를 않고 있다.

오히려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마스크 착용의 의무화를 시도했던 보건국장들이 시위대와 주민들의 위협과 협박에 못이겨 해당 조처를 철회하거나 줄줄이 사퇴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의 니콜 퀵 보건국장은 모든 주민들의 마스크착용을 의무화했다가 그를 나치에 비유하는 시위대가 집앞에서 진을 치는 바람에 사퇴했다.

오하이오주의 에이미 액튼 보건국장도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헬스클럽을 닫도록 했다가 재판에서 오하이오 헌법을 위배했다는 판결을 받으면서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더구나 시위대가 집앞에서 여러차례 시위를 벌이고 목숨까지 위협하는 협박을 받으면서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감염병연구소장 앤소니 파우치 박사도 협박으로 경호를 강화했으며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는 약 7~8명의 보건국장들이 신변위협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인들의 마스크 착용 거부는 일부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공화당 지지자들이 의도적으로 거부하는 것도 있지만 많은 미국인들은 정부가 내가 입는 것까지 관여한다는 자유 침해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