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화장품의 대명사인 설화수가 7월 인도 화장품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아모레퍼시픽뿐만 아니다. 거대 인도 시장을 겨냥하고 일 년에 3~4개 한국 브랜드가 현지 품목등록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수 년 동안 인도에 등록된 브랜드 숫자가 20여개 정도로 추정된다. 심지어 인도진출을 근거로 적지 않은 외부투자를 받은 사례도 몇몇 된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뚜렷한 판매 실적을 내고 있는 브랜드가 있을까?

아모레퍼시픽 보유 브랜드 가운데 인도에 먼저 발을 들인 것은 ‘이니스프리’이다. 2012년 진출 이후 주요 도시 상권에 22개 매장을 개설하고 직접 운영하고 있다. 향후 2년내 100개 매장을 세우겠다는 의욕도 드러내고 있다. 마치 ‘중국100호 매장’ 개설이 중국에서의 성공징표인 것과 같은 의미로 이해되는 계획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이러한 매장 확대에 대한 고민이 크다. 사실 팬데믹 이전에도 오프라인 매장 확대전략이 인도 화장품 소비시장에 부합된 것인가를 두고 의구심이 있었다. 매장에 투입된 비용과 이후 매출 그리고 수익에 대해선 외부인으로서 세세히 알 수 없는 것이지만 짐작하건대 효율성과 성장성을 두고 검토할 점이 없지 않았다.

설화수의 인도 진출은 인도 내 유명 뷰티 판매망에 얹히는 것이다. 매장 직접 진출이란 고비용 전략을 사용할 수 없는 한국의 중소기업 브랜드들이 선택하는 인도진출 모델 1안인데 아모레퍼시픽이 뒤늦게 이를 선택했다.

그렇지만 ‘나이카(Nykaa)’의 온·오프라인 플랫폼 사용으로 진출전략을 택한 것이 아모레퍼시픽 최고 브랜드인 설화수의 최선의 선택인가? 한국 33배 크기의 인도 대륙에서 전체14억 인구를 대상으로 자체 유통망 없이 제3자 플랫폼을 빌려서 최고 기업의 최고 브랜드 진출에 걸맞은 마케팅 전개와 소비자 데이터 구축이 가능할 지 의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인도진출이 2012년이다. 같은 해에 ‘나이카’의 인도 뷰티 시장 진출이 있었는데 지금 2020년 유통시장에서 완연하게 양자의 입장을 가르고 있다. 진출 2년만인 2014년 11월 인도 1호 매장을 뉴델리 부유층의 전통적인 쇼핑타운 ‘칸 마켓’ 에서 만든 것이 과연 최선의 선택이었는가를 시작으로 짚어보는 아모레퍼시픽의 인도 행보는 과연 인도시장 가치와 성격을 두고 적합하였는지를 진출 2라운드를 두고 고민하였어야 했다. 지금까지 성과를 두고 기대치와 괴리가 있다면 과거 전략에 대한 고민 자체를 두려워할 일이 아니다.

인도시장을 두고 인도만을 위한, 인도에 의거한 독립적인 분석과 이해로 진출전략을 택하는 한국기업이 얼마나 있을까? 인도시장 진출 태스크 포스가 가동되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간혹 있다고 하여도 구성원의 인도 전문성엔 의문이다.

아모레퍼시픽 설화수의 인도진출에 대한 평가는 머지않아 나오겠지만 이는 화장품을 포함한 여느 소비재의 인도 진출에서도 숙고될 내용으로 앞서 짐작해보면, 인도시장에 걸맞은 태스크 포스를 가동하여 맞춤형 전략을 구사하여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한국 유명기업이라고 인도시장이 문을 열고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사실 삼성, 현대 그리고 엘지 외에는 SK든지, CJ든지 인도 내에서 인지도가 중소기업들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런 인도 시장에서는 중국과 동남아 국가에서 갖는 한국 브랜드의 프리미엄없이 ‘시장 대 상품’으로 대하는 맞춤전략이 진출전략이고 성공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