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주요 10개 산유국)의 원유 감산 관련 회의에 시선이 쏠리는 가운데, 감산 합의 초과 이행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 유가가 소폭 반등했다. 1%대 하락한 지 하루 만에 오름세로 돌아선 것이다. 다만,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에너지 수요 부진 우려가 여전히 유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14일(현지시간) 8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0.5%(0.19달러) 상승한 40.2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영국 북해 지역의 브렌트유 9월물은 배럴당 0.4%(0.18달러) 오른 42.90달러에 체결됐다.

시장은 이날부터 15일까지 이틀 동안 열리는 OPEC+ 회의에서 결정될 원유 감산 합의 연장 여부 및 감산 규모 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앞서 OPEC+는 지난 4월 긴급 화상 회의를 열어 5~6월 두 달 간 하루 평균 97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의 언급을 인용해, 지난달 OPEC+ 소속 산유국들이 목표치의 107%를 초과 감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감산 합의는 이달 말까지로 한 차례 연장된 상태이며, 다음 달부터 감산 규모가 조정될 전망이다. 이전 합의대로라면 현행 감산량은 오는 12월까지 일 770만 배럴로 줄어들게 된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주요 산유국들은 이 같은 감산 완화를 지지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OPEC+의 감산 초과 이행으로 원유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수그러든 데 이어, 수요 정상화에 대한 기대도 나오면서 유가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6월 원유 수입량이 일간 및 월간에서 모두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또 OPEC은 지난 13일 월간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원유 수요는 하루 890만 배럴로 기존 전망치 대비 하루 10만 배럴을 하향 조정했으나, 내년 수요는 하루 70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OPEC 사무 총장은 "원유 수요의 점진적 증가로 시장이 점차 균형을 맞춰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는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수요 증가 폭은 기록적일 것이나, 코로나19의 타격으로 빠른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역시 원유 소비가 2021년 말까지 코로나19 이전보다 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경제 봉쇄 부활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시장은 신중한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13일 캘리포니아주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증에 따라 식당·영화관·박물관·동물원 등 비필수 업종 사업장 대상으로 폐쇄를 명령했는데, 플로리다·텍사스 등 최근 급격한 바이러스 확산을 겪고 있는 다른 주들도 이 같은 '락다운' 조치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시아와 호주에서도 이 같은 조치가 도입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