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SK바이오사이언스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SK그룹이 코로나19 국면을 통해 새로운 성장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현재 주력사업 분야인 정유(SK이노베이션), 통신(SK텔레콤), 반도체(SK하이닉스)에 이어 바이오 분야의 여러 가능성들이 점점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 SK하이닉스 인수를 통해 SK가 한 단계 도약을 이룬 것과 비견될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화제에는 이유가 있다 

최근 SK의 바이오 사업이 화제에 오르게 한 이는 놀랍게도 글로벌 IT기업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창업자이자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회장인 ‘빌 게이츠(Bill Gates)’다. 

그는 지난 20일 우리나라가 보여준 코로나19 방역 성과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서한을 보냈다. 서한에서 빌 게이츠 회장은 SK의 바이오·제약 사업부문 계열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를 미국의 바이오 기업인 ‘모더나(Moderna)’과 비견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기업은 모두 코로나19 백신의 개발 및 생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러한 내용이 청와대 공식 브리핑을 통해 알려지자 국내 기업계와 투자자들은 SK의 바이오 사업부문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SK가 바이오 사업으로 주목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2일 기업공개를 통해 국내 증시(코스피)에 상장한 SK의 제약사업 부문 계열사 SK바이오팜은 국내 투자계를 크게 흔들었다. 당시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SK바이오팜의 투자 청약 경쟁률은 323.02:1이라는 어마어마한 경쟁률로 마감됐다. 

▲ 출처= SK바이오팜

지난해 SK바이오팜은 성인 대상 부분 발작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와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각성 상태 및 기면증 개선 치료제 솔리암페톨의 미국 FDA 신약 판매 허가를 획득하는 등의 성과를 올렸다. 여기에 2000년대 초반 SK그룹이 대내외적 위기상황에 몰렸을 때 많은 이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최태원 회장이 직접 나서 ‘지켜 낸’ 사업부분이라는 스토리가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기 시작했다. 

SK바이오팜이 끌어모은 화제성은 고스란히 SK바이오사이언스로 이어지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를 상용화해 그 기술력을 입증했다. 일련의 이력으로 지난 5월에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으로부터 코로나19 백신 개발 연구 지원금으로 360만달러(약 43억원)를 받기도 했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영국 제약기업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양산을 위한 위탁생산 계약 업체로 지정돼 있다. 아울러 자체적으로로 코로나19 백신 개발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새로운 도약의 발판 가능성 충분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4일 종가를 기준으로 SK그룹의 전 상장 계열사들의 시가총액은 120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가총액 480조원으로 재계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 다음으로 큰 규모다. 

이러한 규모의 성장을 이끈 일등공신은 반도체 사업부문 SK하이닉스다. SK는 2001년 8월 현대그룹(전자)에서 분리 독립된 하이닉스를 2011년 SK텔레콤을 통해 3조4267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반도체 사업의 성과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SK의 시가총액이다. SK가 하이닉스를 인수하기 직전인 2011년 기준 시가총액은 약 50조원대였다. 이후 약 9년 만에 SK의 시가총액은 100조원을 돌파하며 두 배 이상으로 커진다. 

SK의 바이오 사업에 모이는 기대는 단순히 대기업의 브랜드 파워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 국면으로 바이오·제약 부문에 대한 중요성이 계속 부각되고 있는 외부 요인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증권 서근희 연구원은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의뢰받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사업가치는 약 1조7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라면서 “앞으로 나오게 될 백신의 개발 성과에 따라 SK바이오사이언스의 가치는 상향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련의 의견을 반영해 국내 투자은행 업계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가치를 약 3조원대로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