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이후 사람들이 직접 병원에 가길 꺼리면서 텔레닥(Teladoc) 같은 원격 진료 회사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출처= Teledoc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코로나 확산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가운데, 요즘 병원은 사람들이 가장 가고 싶지 않은 곳 중 하나다. 최근 텔라닥 건강(Teladoc Health) 같은 가상 의료진단 회사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다.

가상 의료진단 회사 텔라닥은 30일 실적발표에서 올들어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85%나 급증해 월가의 전망치를 크게 상회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의 플랫폼을 통한 가상 의사(virtual doctor) 방문 건수는 올 들어 280만 건에 육박하며 지난 해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텔라닥의 주가는 31일에도 4% 상승하면서 올해 170% 가까이 올라 사상 최고치를 이어가고 있다.

원격진료의 선두주자 텔레닥

이 회사의 제이슨 고어빅 최고경영자(CEO)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플랫폼 방문자 15%는 실제로 의사를 찾아갈 수만 있었다면 굳이 텔레닥을 방문하지 않았을 고객”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동안 사람들이 감기나 독감과 같은 흔한 질병에 대한 치료 방법을 찾기 위해 가상 의사를 찾았지만 최근 들어 가상 의사를 찾는 이유가 매우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텔라닥에는 다양한 전공 분야의 의사들이 있는데, 이들은 온라인으로 환자의 증상을 들어도 대부분의 의료 문제를 가상으로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다. 환자들이 굳이 혈액 검사나 다른 진단 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는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

네트워크상의 의사들은 디지털로 약을 처방하며, 이들이 처방한 약은 CVS나 월그린스 같은 대형약국 체인이나, 캡슐(Capsule)이나 아마존의 필팩(PillPack) 같은 온라인 약국들이 제조해서 환자에게 우편으로 발송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요통이나 피부 질환 문제에서부터 불안 및 우울증까지 다양한 질환에 대한 전문적인 치료를 원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고어빅 CEO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비단 코로나라는 질병뿐 아니라 많은 미국인들의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정신 건강 전문의를 찾는 고객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 회사에는 현재 수천 명의 치료사, 사회복지사, 정신과 의사들이 플랫폼에 연결되어 있는데 그중 상당 수는 전적으로 텔라닥을 위해 일하는 계약자들이다.

시장의 경쟁자들

또 다른 원격진료 회사 MD라이브(MDLIVE)도 최근, 자사 플랫폼의 방문자 수, 신규 등록자 수, 계약 의료 파트너 수 등 모든 면에서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MD라이브의 찰스 존스 CEO는 "업계 전문가들은 2020년 초에 원격 진료의 소비자 수요가 정점에 달했다고 말했지만, 코로나19가 가상 진료를 패스트 트랙에 올려 놓았다”고 말했다.

대기업들도 이제 가상 진료에 진출하고 있다. 반도체 거인 인텔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메디컬 인포매틱스(Medical Informatics)라는 소프트웨어 회사와 협력해 가상 ICU(중환자실)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상 ICU에는 환자를 추적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임상 감시 및 데이터 분석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인텔은 이 기술이 PC, 태블릿, 전화기에서 원격으로 환자를 모니터함으로써 환자가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사들은 정신 건강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200개의 진료소에서 2000명의 정신건강 전문의를 운영하고 있는 정신건강 회사 라이프스탠스(LifeStance)는 3월부터 모든 임상의를 원격 치료 시스템에 배치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향후 몇 년 동안 점차적으로 가상 모델로 전환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지만 코로나 대유행으로 이 계획을 앞당기기로 했다.

'원격의료 및 디지털 진단' ETF 출시

텔라닥은 가상 의학의 물결을 타고 있는 많은 회사들 중 하나다. ETF 운용사 글로벌 엑스(Global X)는 30일, 원격의료 및 디지털 헬스(Telemedicine & Digital Health) 펀드를 새로 출시했는데, 이 회사는 사위에 포진한 회사들 중 하나다.

이 펀드에는 의료정보 소프트웨어 업체 비바시스템(Veeva Systems)과 서너(Cerner)를 비롯해 당뇨병 관리 회사 댄덤(Tandem)과 덱스컴(Dexcom) 같은 회사들도 포함되어 있다.

글로벌 X ETF의 루이스 베루가 CEO는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최근 몇 달 동안 원격의료 솔루션의 도입이 가속화됨에 따라, 의료 분야 전반에 걸쳐 디지털 기술이 가져올 수 있는 놀라운 혜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