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네이버의 라인과 소프트뱅크 야후재팬(야후)의 구체적인 비전이 선명해지고 있다. 최근 일본 경쟁당국(한국의 공정위)의 반독점 심사가 완료된 가운데 합작법인을 지배할 기업의 명칭이 정해졌다.

25일 IC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야후가 만나 탄생해 만들어지는 Z홀딩스 지배기업명이 A홀딩스로 확정됐다.

현재 네이버는 라인의 지분 70%를 가지고 있으며 소프트뱅크는 야후를 지배하는 Z홀딩스의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네이버는 라인의 전체 사업부분을 분할해 신설법인(LINE Split Preparation Corporation)에 내년 2월 28일까지 흡수합병시키며, Z홀딩스를 라인과 야후의 통합지주회사로 만드는 작업에 나서고 있다. A홀딩스는 Z홀딩스를 지배하며 Z홀딩스가 라인과 야후를 자회사로 보유하는 방식이다.

▲ 이해진 GIO. 출처=네이버

A홀딩스는 이해진 네이버 GIO가 회장을, 소프트뱅크의 미야우치 겐 최고경영자(CEO)가 대표이사 사장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진 GIO가 A홀딩스의 회장을 맡으며 아시아 시장을 정조준하는 글로벌 슈퍼앱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합작법인이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수퍼앱의 기틀을 다진 후 기술기반 서비스의 연속적인 출시에 나설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소프트뱅크 중심의 글로벌 전략적 판단과 자금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라인의 오래된 꿈인 글로벌 기업 비전과, 이미 글로벌 무대에서 뛰는 소프트뱅크의 최근 어려움이 각자의 '니즈'를 채워주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전망이다.

초반 성과는 더 거대한 외연 확장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태동하는 현지의 ICT 인프라를 얼마나 강력한 현지 최적화 전략으로 묶어내느냐에 시선이 집중된다. 지금까지 보여준 한국계 일본 플레이어들의 합종연횡과 더불어, 이를 바탕으로 파생될 새로운 시장의 전투 향배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해진 GIO가 A홀딩스의 회장으로 활동하며 특유의 글로벌 시장 전략을 세밀하게 핸들링할 것으로 본다. 이 GIO는 네이버 의장에서 물러난 후 글로벌 시장 타진에 나섰으며,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ICT 시장에서 일종의 제3지대를 물색하는 중이다. 그 연장선에서 이 GIO가 A홀딩스 회장으로 움직이며 단기적으로는 아시아를 무대로 하는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국내 ICT 대표 간판들이 외부와의 협력을 통해 아시아 및 글로벌 시장을 속속 노리는 장면도 눈길을 끈다.

실제로 아직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가 확정되지 않았으나,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의 기업결합이 진행되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전 대표는 두 회사의 합작법인 의장으로 활동하며 아시아 시장 개척에 나서기로 되어 있다. 일각에서 ‘국내 ICT 간판들의 아시아 시장 진출 성공 여부’에 많은 관심을 두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