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브라우저 웨일의 네이버와 최근 미국 버라이즌에 5G 통신장비를 대거 판매하는 계약을 맺은 삼성전자, 통신3사와 네이버의 만남으로 탄생한 원스토어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경쟁자의 부침으로 최근 의외의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기회가 찾아와도 실력이 없다면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법이다. 이들 기업은 꾸준하게 업계의 가능성을 타진하며 오랫동안 충실하게 잔근육을 키웠고, 그 성과가 달콤한 보상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실리고 있다.

▲ 출처=네이버

신흥강자 '웨일'
국내 웹브라우저 시장은 오랫동안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IE)의 독무대였으나, 2010년대 이르러 구글 크롬의 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의 웨일은 2017년 3월 처음 출시됐다. 네이버는 "최근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기술이 실생활에 스며들면서 PC나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전자기기와 같은 IoT, 자율 주행차 등 브라우저를 둘러싼 변화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며 "브라우저는 현재도 그렇지만 미래에는 더욱 중요한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출사표를 던졌다.

나아가 "웹브라우저가 나온 지 20년이 넘었지만 2000년대 초반 탭과 확장 프로그램이 도입되고, 2006년 계정 동기화가 적용된 이후 10년이 넘게 사용자 관점에서 데스크탑 브라우저는 크게 발전되지 않았다"며 웹브라우저 시장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전격전은 눈부셨다. 2018년 모바일 버전이 출시되며 생활환경지능(ambient intelligence) 프로젝트의 당당한 한 축을 차지했으며 임의로 삽입된 불필요한 웹페이지를 건너뛰고, 사용자가 이전에 보던 웹페이지로 바로 돌아갈 수 있게 만드는 스마트 내비게이션과 같은 혁신적인 기술도 큰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10월에는 웨일 브라우저를 퀄컴이 제공하는 스냅드래곤 모바일 플랫폼(Qualcomm® SnapdragonTM Mobile Platform) 상에 통합 및 최적화했으며 이어진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자 경험을 더욱 고도화시켰다. 나아가 다양한 외부 파트너와 협력하며 웨일의 사용성을 극대화시키는 작업도 강하게 이어나갔다. 최근 한글 뷰어 탑재로 공공 및 기업용 브라우저의 능력을 크게 신장시키기도 했다.

다만 네이버 웨일은 최근까지 국내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구글 크롬은 물론 IE, 엣지 등에 밀려 고전을 면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IE 종료 초읽기에 들어가며 웨일의 범용성과 기능에 주목하는 이들이 많아졌고, 자연스럽게 점유율이 크게 올라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에서 약 5%의 점유율을 기록해 마의 1% 벽을 넘었고, 모바일 버전 월간 활성이용자(MAU)수는 최근 20만명을 넘겼다.

IE 종료 초읽기에 따른 일시적인 효과라는 반론도 나온다. 그러나 웨일은 지금까지 다양한 기술 고도화를 통해, 또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특유의 생태계를 창조했으며 여기에 경쟁사의 정책적 변화에 따른 반사이익이 더해지며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출처=네이버

삼성전자 잭팟의 행간
삼성전자(005930)가 미국서 5G 잭팟을 터트렸다. 미국 최대 이동통신업체인 버라이즌(Verizon)에 자사의 5G 통신 장비를 공급하는 약 7조9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은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의 화웨이 압박에 따른 반사이익이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미국은 중국과 홍콩 국가보안법 정국을 계기로 신경전을 벌이는 한편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수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로드맵을 가동하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북미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가 완전히 사라졌고, 그 공백을 삼성전자가 메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삼성전자의 성과는 경쟁사의 부침에 따른 반사이익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진 성과가 아니라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본격적인 5G 상용화 직전인 2018년 1월 버라이즌과 5G 기술을 활용한 고정형 무선 엑세스(FWA, Fixed Wireless Access) 서비스 통신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를 통해 5G 정국에서 양사는 든든한 믿음을 구축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버라이즌 에드 챈(Ed Chan) 최고 기술 설계 담당(Chief Technology Architect)은 “삼성전자와 같은 파트너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마침내 소비자들에게도 5G가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미국법인 마크 루이슨(Mark Louison) 네트워크사업담당도 “삼성전자는 버라이즌과 실제 통신 환경에서의 테스트를 미국 전역에서 진행함으로써 5G의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5G를 활용해 완전히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출처=갈무리

올해 1월에는 미국 5G·4G LTE 망설계·최적화 전문기업 텔레월드 솔루션즈(TeleWorld Solutions)를 인수했으며 지난 2월 미국 5위 이동통신사업자인 'US 셀룰러(US Cellular)'와 5G·4G 이동통신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 김우준 부사장은 "미국의 여러 이동통신 네트워크에서 삼성전자 5G 솔루션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5G 혁신과 리더십, 새로운 통신 기술 개발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겠다" 라고 말했다.

그 연장선에서 삼성전자가 버라이즌과의 5G 통신장비 계약 잭팟을 터트리는 성과를 거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 원스토어가 새로운 수수료 정책을 발표했다(2018.07). 출처=전현수 기자

원스토어 웃는다
SK텔레콤 및 KT, LG유플러스와 네이버가 만나 구축한 앱스토어인 원스토어가 최근 고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업계에서는 포트나이트 사태가 벌어지는 한편,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최근 정책적 변화로 국내 인터넷 사업자들의 걱정이 커지는 가운데 원스토어를 대안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모바일 빅데이터 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달 원스토어 매출은 689억원으로 전체 앱 마켓의 18.4%를 차지했으며, 이는 역대 최대치다.

다만 원스토어가 지금까지 꾸준한 정책적 결단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했기에 지금의 성과를 누리고 있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2018년 7월 앱 수수료를 대폭 낮추는 파격적인 정책을 단행하는 한편 인앱결제 수수료를 20%로 맞추고 자체결제를 허용하는 등 뼈를 깎는 정책적 결단이 지금의 성과를 끌어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