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미국 주식 시장이 반등했지만 전문가들은 9월 한 달 동안 변동성이 계속 죌 것이라고 전망한다.    출처= BusinessLine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나스닥과 기술주의 빠른 조정으로 시장의 투기적 거품이 일부 해소됐지만, 전략가들은 주가가 다시 상승세를 타기 전에 당분간 하락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CNBC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다가 9일 인상적인 반등세를 보였다. 나스닥지수는 사흘 동안10% 하락세를 보인 뒤 9일 2.7% 회복하면서 빠른 조정을 보였다.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관심으로 모았던 테슬라 등 기술주들은 이날 큰 폭으로 상승했다. S&P 500 지수는 2%, 다우지수는 1.6% 급등했다. 소형주 러셀 2000도 1.6% 상승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Jefferies)의 주식전략가 스티브 드산티스는 "전에도 이런 일을 본 적이 있다. 주가가 10%쯤 떨어지면 사람들은 다시 돌아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는 의심스러운 부분이 상당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또 경기회복과 다음 경기부양책에 대한 우려도 있다.

“게다가 다가오는 선거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11월 3일에 명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큰 혼란이 올 수도 있습니다. 시장이 이 모든 의문을 해소하기 전까지는 7월과 8월 같은 유형의 상승, 즉 ‘구간 진입’(range bound)은 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자산운용사 밀러 타박(Miller Tabak)의 맷 말리 시장 전략가도 “시장이 반등하기 전에 한 차례 더 하락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9일의 반등이 사람들에게 ‘최악의 상황은 끝났다’라며 위로가 될 지 모르지만, 여기서 주가가 더 떨어지면 그 때서야 비로소 항복하겠지요. 그러나 연준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무슨 수라도 쓸 것이기 때문에 지난 번 같은 35% 대폭락을 겪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말리 전략가는 "적어도 9월 한 달 동안은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9월까지 S&P 500은 3200에서 3000사이에서 유지될 것”(9일 종가 기준, 3398.96)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정보분석업체 티쓰리라이브닷컴(T3Live.com)의 스콧 레들러는 “투자자들이 여전히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으며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며 나스닥 100을 대표하는 Investco QQQ Trust ETF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9일 QQQ는 278달러로 3.2% 상승했다. 레들러는 284달러에서 286달러까지가 중요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이 너무 빠르고 맹렬한 추세로 떨어졌기 때문에 시장의 과잉 매도가 해소되는 데 며칠 걸릴 수 있습니다. 쇼트 포지션(매도)과 롱 포지션(매수)이 모두 쉽게 오갔기 때문에 4주 뒤면 누가 옳았는지 볼 수 있는 전투장이 될 겁니다."

▲ 나스닥 100을 대표하는 Investco QQQ Trust ETF 1개월 추이     출처= CNBC 캡처

10% 하락이 일시적 현상인지 더 큰 움직임의 일부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찰스 슈왑(Charles Schwab)의 최고투자전략가 리즈 앤 손더스는 어느 쪽이 됐든 이런 불안한 변동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 이와 비슷한 상황에서도 반등은 하루 이틀 밖에 지속되지 않았습니다.”

손더스는 “옵션 시장에서 일반 투자자들의 대량 거래를 포함한 투기 행위의 여파가 계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손더스는 옵션 전문가들과 상의해 본 결과, 최근의 콜 옵션 매도에 가담한 기관은 소프트뱅크 외에도 여러 곳 더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콜옵션 매도자들이 주식을 사야 했기 때문에, 평소 같으면 조용했을 8월 한 달 동안 시장의 상승을 촉발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콜옵션은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투자다.

"그 파급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손더스는 하향세의 회복이 지난 3월 대량 매도 사태 이후 등장해 주가 상승 촉발에 기여한 새로운 형태의 일반 투자자들의 영향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개 더 젊은 사람들이고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이고 스포츠 베팅에도 적극적으로 돈을 걸었던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손더스는 "이들은 그야말로 새로운 거래자 집단이며, 어떤 유형의 유의미한 하락에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간의 본성은 어디서나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두려움과 탐욕의 감정은 대부분의 인간에게 존재하지요. 현재의 변동성이 그들의 낙관론을 흔들기에 충분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손더스는 일반 투자자들이 기술주 위주에 몰린 것은 옳았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처럼 활발하게 거래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은 언젠가는 시장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쉽게 거래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사무실로 복귀하면 예전처럼 그렇게 쉽게 거래에 들어오진 못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