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미국의 원유 재고가 2주 연속 줄어들었으나, 국제 유가는 소폭 올라 2거래일 연속 강보합세에 그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에 따라 봉쇄 조치를 다시 도입하는 국가들이 나타나면서, 원유 수요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현지 시간) 11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0.3%(0.13달러) 오른 39.93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영국 북해 지역의 브렌트유 11월물은 배럴당 0.1%(0.05달러) 상승한 41.77달러에 체결됐다.

미국 원유 재고 감소 소식이 그나마 유가를 지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원유 재고는 지난주 약 164만 배럴 줄었다. 감소 폭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140만 배럴을 웃도는 수치다.

휘발유 재고와 정제유 재고도 각각 403만 배럴과 336만 배럴 가량 감소했다. 두 유종의 재고 감소 폭 모두 시장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앞서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60만 배럴 줄고, 정제유 재고는 100만 배럴 늘었을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이에 유가는 장 초반 큰 상승률을 나타냈으나,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들이 거듭 급락하는 등 불안정해지면서 오름세가 제한됐다. 위험 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또한 유럽과 미국 등에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증가세를 띄면서 경제 회복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급부상, 유가 상승세에 제동을 걸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이동 및 경제 활동이 다시 제한되면 원유 수요 또한 타격을 피할 수 없다. 

특히 영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를 저지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봉쇄 조치를 강화하고 있으며, 미국 경우 코로나19 사망자가 20만명을 넘어섰다. 미국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일주일 연속 4만3000명대를 기록하며 2주 평균 수치를 상회했다.

이와 관련, 루크맨 오투누가 FXTM 선임 연구원은 "현재 원유 시장에서 경제 지표나 원유 재고 데이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코로나19 및 재봉쇄 우려"라며 "원유 경우 수요 측면과 글로벌 경기에 여전히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