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핸들7293, 석고 철 120×120×30㎝, 1970

박석원의 작가적 변모가 하나의 뚜렷한 방법론의 제시로 들어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에 들어오면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은 현대조각에 나타나기 시작한 반조각적 어법의 체험 속에서 자신의 방법을 열어가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인 바, 박석원조각의 한 전체적 문맥도 일단은 1970년대에 형성되기 시작한 상황으로서의 조각으로 파악되어야하겠기 때문이다.

우리 미술에 있어 1970년이란 AG그룹의 등장과 더불어 하나의 전환이 비롯된 해라고 말할 수 있다. 박석원(A South Korea Sculptor PARK SUK WON,조각가 박석원,朴石元,PARK SUK WON,한국현대추상조각 선각자 박석원,박석원 작가)의 AG(한국아방가르드협회)참여도 변혁의 가장 첨예한 위치에 자신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핸들7045, 석고 철근 115×115×25㎝, 1970

1970년대에 들어오면서 그의 작품은 상황으로서의 조각의 가장 두드러진 특성으로서 대좌의 제거를 분명한 의식으로 드러내 보여주었다. 대좌가 지니는 조각의 전통적 종속관계가 제거되면서 이제 조각은 공간에 하나의 분명한 관계 상황으로서 위치를 다지기 시작한 것이다.

1970년과 1971년에 결처 지속된 <핸들〉시리즈는 대좌를 갖지 않음으로서, 과거의 조각이 지닌 한정된 위치의 관념을 단번에 벗어난 것이었다. 좌우상징이 뚜렷한 형태의 핸들은, 그가 1960년대에 주로 시도해 보였던 용접 철조의 표현적인 재질감을 부분적으로 남기면서 점차 원형적인 덩어리란 스케일을 나타내주었는데, 1973년경 일련의 ‘핸들’은 벌써 핸들 고유의 의미가 탈각된 채 순수한 형태의 환원을 보여준 것이었다.

△글=오광수 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