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하나투어
사진=하나투어

엔데믹 이후 승승장구하던 하나투어가 매물로 나왔다. 해외여행 수요가 지속돼 성장성을 입증한 만큼 가격이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앞서 IMM PE는 2019년 특수목적법인 하모니아1호 유한회사 코로나19를 구성해 하나투어 주식 16.68%(267만5986주)를 약 1289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IMM PE가 특수목적법인으로 보유한 하나투어 지분 16.68%를 비롯해 창업자인 박상환 회장(6.53%)과 공동창업자인 권희석 부회장(4.48%) 지분 등을 포함한 27.78%의 지분을 경영권과 함께 통매각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하나투어는 지난 26일 종가 기준 1주당 7만200원이다. 27.78%(445만6100주)를 주식가치로 환산할 경우 약 3130억원 상당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10~15% 더할 경우 321억~468억원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이때 매각가는 3900억원 상당이다.

문제는 적정 가치다. 하나투어의 성장가능성은 높지만 4000억원 상당의 과감한 투자일 수 있어서다. 하나투어는 잘 나가던 2018년에도 매출액은 8283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49억원에 그쳤다. 그만큼 투자금 회수에 걸리는 시간이 많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여행업이 인력 투입이 많은 산업으로 부가가치를 내기 쉽지 않다는 점도 우려점 중 하나다.

매각을 악재로 인식한 시장의 시선도 넘어야 할 산이다. 주가 하락이 매각가 하락으로 연결돼서다. 실제 주주들은 대주주의 매각을 위험신호로 인식한 모양새다. 하나투어 주가는 27일 장 시작과 동시에 1.2% 하락했다. 

이후 낙폭을 키워 이날 장중 주당 6만1100원으로 최저점을 터치하기도 했다. 전일 대비 13%가량 급락했다. 하나투어는 27일 주당 6만3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최저가 보다 불과 3.1% 오르는데 그쳤다. 전일 종가와 비교하면 10.2% 하락한 수치다. 

이번 통매각 자체가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 사모펀드는 투자금을 모아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통상 4~5년이 지나면 매각으로 투자자에 자금 회수를 도모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IMM PE가 하나투어 지분을 취득한지 5년째 되는 해다.

하나투어 실적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저점을 찍고 상승 중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021년 403억원, -1273억원 ▲2022년 1150억원, -1012억원 ▲2023년 2921억원, 229억원을 기록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27일 리포트를 통해 “하나투어는 올해 1월과 2월 해외패키지 송출객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 수준이지만 2019년과 비교해면 여전히 60% 수준을 회복한 정도”라며 “아직 실적성장 여력이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